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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아이의 말

엄마, 싫은게 아니고 더 좋은거야

by 관심부자 2021. 10. 18.

 

5살 아이도 월요병이 있다. 하루만 못 봐도 친구들이 보고 싶다 하는 아이지만 월요일 아침엔 몇 번이고 물어본다.

"엄마, 오늘은 어린이집 가는 날이야?"

그럼, 주말동안 잘 놀았으니 이제 어린이집 가서 신나게 놀아야지!

"어린이집 안 가고 싶은데..."

이 말이 가장 무섭다. 안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혹시나 무슨일이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종종 친구들과 놀다가 마음이 상하는 일도 있을테고, 선생님에게 혼나는 일도 있을터이니 말이다.

"왜... 어린이집 가기 싫어? 재미없어...?"

조심스레 물어보는 엄마의 말에 아이가 짜증섞인 대답을 했다.

"아니 엄마, 싫다는 게 아니고~~~~ 엄마 아빠랑 같이 있는게 더 좋아서, 어린이집 안 가고 싶다는거지. 싫다는 게 아니라 엄마 아빠랑 노는 게 더 좋다는거지."

아, 그런거였어...?? 긴장했던 마음이 훅 풀린다. 좋거나 싫거나 두 가지 경우만 있는 생각의 회로에서는 싫다는 버튼을 누르면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고, 집에서 엄마 아빠와 있는 것도 좋지만, 그 중에서 고를 수 있다면 엄마와의 시간을 더 길게 가지고 싶단 거였다.

다행이다. 싫어서가 아니라 무언가 더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오늘도 너를 너무 좋아하는 하루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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