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말3 우리도 윗집 할매에게 가보자! 층간소음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나날들이다. 오후 6-7시만 넘어가도 아이가 뛰는 소리에 예민해진다. 뛰지마, 매트위로 올라가, 조용히 걸어, 뛰어 내리면 안돼. 온갖 금지어를 내뱉으며 저녁시간을 보내고 나면 집에서 아이는 얼마나 답답할지, 조금은 측은하기도 하다. 누가 나에게 집에서 걸음걸이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한다면, 어른들은 일종의 강박증에 걸릴지도 모른다. 지금 집에 이사온지 2년째, 평수를 넓혀오다 보니 기존 집에서 쓰던 매트가 모자라 거실의 반쪽만 매트, 반쪽은 맨바닥 그대로였다. 하루의 저녁식사에는 부지런하지만, 집안 살림에는 느림보인 나인지라 매트를 사는 날을 계속 미루고만 있던 중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금요일 저녁, 가족끼리 기름지고 푸짐한 저녁을 먹은 뒤 정리를 하다보니 저녁 10시가.. 2021. 11. 25. 나는 이빨이, 엄마는 마음이! 아침, 저녁 하루에 2번 양치전쟁을 치르고 나면 진이 다 빠질정도다. 양치 하자고 하면 우리 아이의 패턴은 거의 이렇다. 갑자기 자기 방에 뛰어들어가며 급한일이 있는 듯 딴 짓을 한다. 놀던 장난감을 모두 치워야 한다며, 조립 로봇을 하나하나 정리한다. 시계박사가 되어 시계바늘로 협상을 한다.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주다 보면 20-30분은 기본이다. 요즘 나이 때는 억지로 들고 양치를 시킬 수도 없기에 뻔한 변명을 해도 어느 수준까지는 속는 셈 넘어간다. 어제도 저녁 8시반, "양치하자~" 소리로 시작해 화장실에 9시가 다되어 들어갔다. 원래는 한 10초 까딱 까딱 하다가 엄마보고 해달라며 바통터치를 하는데 웬일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하겠단거다. 5살 아이들은 대부분 양치를 혼자 말끔히 하지 못한다... 2021. 11. 4. 어린이집에 배추 선생님이 오셨어요. 저녁시간 밥을 먹던 아이가 신이 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오늘 우리반에 배추 선생님이 오셨어" 응? 배추선생님?? 내가 아는 그 배추가 맞냐며 몇 번이고 되물었는데, 정말 '배추선생님'이 맞다는거다. 그것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몇 번이고 다시 말했다. "응! 배추선생니임~!! 오늘은 배추선생님이랑 같이 놀았어요." 나는 남편이랑 눈빛 신호를 주고 받으며, 해석불가의 단어를 곰곰히 생각했다. 아, 이번주에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휴가를 가셔서 자리를 비운신다 했던 공지가 생각났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이 대신 오셨나보다. 근데 왜 그 분이 '배추 선생님' 이란 말인가!? "어.. 음.. 오늘 배추 선생님이 처음 오셨을 때는 약간 부끄러웠는데 나중에 책도 읽어주시고 했어." 문득 머리.. 2021. 10. 24. 이전 1 다음 반응형